삼국지는 중국 후한(後漢)의 제12대 영제(靈帝) 때부터, 약 100년간에 치세(治世)와 난세(亂世)를 배경으로 한 역사소설이다. 그 구상의 웅대함과 무대의 광대함은, 세계의 고전소설 중에서도 유례가 없으며, 등장인물도 몇 천 명에 이를 것이다. 게다가 화려하고도 장중한 문체, 절절한 애조(哀調), 과장에서 오는 중국적인 해학과 운치 등, 읽는 이로 하여금 지상에 명멸(明滅)하는 잡다한 인물의 부침(浮沈)과, 왕조의 흥망 등을 통하여, 깊은 감개에 사로잡히게 하는 매력이 있다.
제1권 도원(桃園)의 결의(結義)
지금부터 약 1850년 전, 후한의 왕권이 기울자, 황건적이 날뛰기 시작하여 국민생활은 도탄에 빠졌다. 누상촌에서 만난 유비, 관우, 장비는 의기투합하여 형제의 의를 맺는다. 그리하여, 이 어지러운 세상을 바로잡고, 한실(漢室)을 부흥시키자고 맹세한다. 한편, 천하장사 여포를 양자로 삼은 동탁은, 황제를 마음대로 폐했다 세웠다 하는 등 횡포가 더욱 심해진다. 동탁의 부하였던 조조는, 동탁을 암살하려다 실패하고 멀리 달아난다.
요시카와 에이지(吉川英治, 1892~1962)
소하교 중퇴 후, 갖가지 밑바닥 직업에 종사하면서도 꾸준히 소설을 써 왔으며, 그 중의 한 작품이 투고한 잡지사의 눈에 띄어, 작가생활로 들어서게 된다. 그의 많은 작품 중 특히 ‘미야모토 무사시(宮本武藏)’는 광범위한 독자층을 확보하여, 대중소설, 역사소설의 대표적 작품이 되었다. ‘삼국지’는 ‘삼국지연의’에 바탕을 두고, 악역(惡役)으로 취급되던 조조를 매력적인 인물로 묘사하는 등, 인물 묘사에 새로운 해석을 가하거나, 복잡한 전투장면을 간략화하는 등, 일본의 수많은 삼국지 발간물 중의 스탠더드라 할 위치를 인정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