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국지는 중국 후한(後漢)의 제12대 영제(靈帝) 때부터, 약 100년간에 치세(治世)와 난세(亂世)를 배경으로 한 역사소설이다. 그 구상의 웅대함과 무대의 광대함은, 세계의 고전소설 중에서도 유례가 없으며, 등장인물도 몇 천 명에 이를 것이다. 게다가 화려하고도 장중한 문체, 절절한 애조(哀調), 과장에서 오는 중국적인 해학과 운치 등, 읽는 이로 하여금 지상에 명멸(明滅)하는 잡다한 인물의 부침(浮沈)과, 왕조의 흥망 등을 통하여, 깊은 감개에 사로잡히게 하는 매력이 있다.
제10권 공명과 중달
공명의 제1차 북벌(北伐)에 대항하여, 위에서는 하후무를 도독으로 하여 맞아 싸우게 했으나, 연달아 패하자 사마의 중달을 대타로 내세운다. 공명은 장안으로 쳐들어가기 위하여, 요충지인 가정산을 마속에게 지키게 했으나, 마속의 잘못으로 사마의에게 대패함으로써 전 전선이 무너져, 부득이 한중으로 철수한다. 3년 준비 끝에 제2차 북벌에 나섰으나, 진중에서 병을 얻어 숨을 거둔다. 촉군이 영구차와 함께 성도로 철수하는 도중에, 위연이 반란을 일으켰으나, 생전(生前)의 공명의 계략에 의하여, 마대에게 죽음을 당한다.
요시카와 에이지(吉川英治, 1892~1962)
소학교 중퇴 후, 갖가지 밑바닥 직업에 종사하면서도 꾸준히 소설을 써 왔으며, 그 중의 한 작품이 투고한 잡지사의 눈에 띄어, 작가생활로 들어서게 된다. 그의 많은 작품 중 특히 ‘미야모토 무사시(宮本武藏)’는 광범위한 독자층을 확보하여, 대중소설, 역사소설의 대표적 작품이 되었다. ‘삼국지’는 ‘삼국지연의’에 바탕을 두고, 악역(惡役)으로 취급되던 조조를 매력적인 인물로 묘사하는 등, 인물 묘사에 새로운 해석을 가하거나, 복잡한 전투장면을 간략화하는 등, 일본의 수많은 삼국지 발간물 중의 스탠더드라 할 위치를 인정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