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국지는 중국 후한(後漢)의 제12대 영제(靈帝) 때부터, 약 100년간에 치세(治世)와 난세(亂世)를 배경으로 한 역사소설이다. 그 구상의 웅대함과 무대의 광대함은, 세계의 고전소설 중에서도 유례가 없으며, 등장인물도 몇 천 명에 이를 것이다. 게다가 화려하고도 장중한 문체, 절절한 애조(哀調), 과장에서 오는 중국적인 해학과 운치 등, 읽는 이로 하여금 지상에 명멸(明滅)하는 잡다한 인물의 부침(浮沈)과, 왕조의 흥망 등을 통하여, 깊은 감개에 사로잡히게 하는 매력이 있다.
제7권 적벽(赤壁) 대전
위의 대함대는 동남풍에 힘입은 오의 화공작전에 말려들어 일시에 불타오른다. 더욱이 방통이 속임수로 건의한 연환계(連環計) 때문에, 함선들은 꼼짝도 할 수 없었다. 조조는 달아나다가 죽음의 길인 화용도로 들어서지만, 관우의 관용으로 목숨을 건진다. 연환계로 오를 크게 도왔던 방통은, 오를 떠나 유비와 합류한다. 그 후 형주를 근거지로 한 유비는, 공명의 천하삼분지계를 실현하기 위하여, 촉으로 진격하기 시작한다.
요시카와 에이지(吉川英治, 1892~1962)
소학교 중퇴 후, 갖가지 밑바닥 직업에 종사하면서도 꾸준히 소설을 써 왔으며, 그 중의 한 작품이 투고한 잡지사의 눈에 띄어, 작가생활로 들어서게 된다. 그의 많은 작품 중 특히 ‘미야모토 무사시(宮本武藏)’는 광범위한 독자층을 확보하여, 대중소설, 역사소설의 대표적 작품이 되었다. ‘삼국지’는 ‘삼국지연의’에 바탕을 두고, 악역(惡役)으로 취급되던 조조를 매력적인 인물로 묘사하는 등, 인물 묘사에 새로운 해석을 가하거나, 복잡한 전투장면을 간략화하는 등, 일본의 수많은 삼국지 발간물 중의 스탠더드라 할 위치를 인정받고 있다.